

2025.04.04
2023년 4월 4일로부터 2주년…입니다.
자주 언급했지만 이 날은 제가 신사쿠의 첫 보구 5레벨을 달성한 날이기도 하고, 그 일로 이 드림을 씨피 드림으로 선언하게 된 날이기도 합니다.
비유하자면 다른 분들이 결혼기념일을 축하하시는 것과 비슷한 느낌의 날이려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이것은 뭐라고 불러야 할지 도저히 알 수가 없어서 무슨 날이라고 부르고 있지는 못함, 민망하네요…)
아무튼 오늘은 그런 날로부터 2주년이 되는 날이에요! 기쁜 마음으로 기념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마침 저의 봄바람( ꈍ ꈍ)도 아직은 약간 드세지만 따뜻하게도 불어오는데, 오늘이 딱 청명靑明이라고 하네요.
청명은 하늘이 점점 맑아지기 시작하는 절기인데요, 이런 날에 날이 참 좋은 것을 보니 앞으로의 1년이 모두에게 좋은 한 해가 될 거라고 믿게 됩니다.
업무 중이라 우선은 이런 사담만 덧붙여두고 이따 다시 오겠습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
…내가 너와의 내일을 그린다 하면, 너는 고작 내일만을 욕심내냐며 나를 비웃을까. 아니면…
……
오랜만에 그 때 그 유신도시에서의 꿈을 꾸었다. 그러니까, 그 도시가 다시 나타났던 황당한 날이 아니라. 그보다 더 이전, 가장 처음 도달했던 그 기계유신도시 SAITAMA의 꿈을.
꿈을 잘 꾸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것도 아닌 모양이다. 아니, 이제는 아니게 되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의 서번트들에게 곧잘 딴죽쟁이라 놀림당하곤 하는 네비게이터는, 꿈을 꾸면서도 사고의 흐름에 딴죽을 걸며 흘러가는 기억에 잠겨갔다.
아, 그래, 료마 씨의 소개로 그 사람을 처음 만났었지…
첫 등장도 참으로 그 사람답게 제멋대로였다. 아마 그곳에 서 있는 것이 그가 아니었다면, 분명 어이없다는 감상과 함께 퍽 가벼운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 서 있는 것은 레이라는 청년이었고, 그는 유쾌하게 등장한 타카스기 신사쿠를 보자마자 대번에──눈썹을 미미하게 찡그리며 불쾌감을 흘리고 말았던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튀는 그의 발화들이 머릿속에 쉬이 입력되지 않고 귓가를 맴돌 정도로… 그를 둘러싼 그 익숙하고도 먼… 불길한 기운들이… 그것들에게서 죽어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먹혀가고 있는 그가… 너무나도 거슬리고…
──너,
──진짜 재미없네…
…화가 나서.
아… 그런데 나는 내가 어찌할 수도 없는, 그 새삼스럽지도 않은 사실에 왜 그다지도 화가 났던 것일까,
언제나 그랬듯이 이변 없이 지나갈 인연에 왜 그렇게나 짜증이 치밀었던 것일까,
왜…
그 사람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던 것일까.
…붉은 눈이 그를 응시하고 있다. 그 사람은 샤미센을 안아든 채, 품에 금방이라도 안길 듯한 자세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웃음기 없이 동그랗게 뜬 눈이 곧 가볍게 휘어진다. 선 채로 꿈이라도 꾼 거냐, 웃는 얼굴로 그렇게 놀린 것도 같다.
붉게 만개한 매화 나무 위로 봄바람이 한 번 지나가자, 단풍잎들이 팔랑팔랑 쏟아진다. 마치 꿈결 같은 풍경에 정말 꿈속인가, 하는 것도 잠시.
짙은 매화 향이 물씬 풍긴다.
아, 이것은 꿈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그 사람이 다시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아 레이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 사람은 단지 입 모양만으로,
──왜인지 궁금해?
라고 말하며…
──그건 말이야, 레이 군,
──네가,
──이 신사쿠를…
──……
──그러니까 너는,
내가 아는 그 어떤 것보다도 가장 재미없는 최악의 남자야, 라고… 언젠가 몇 번이고 들었던 것만 같은 대사를 소리내어 말하며, 그 사람은 도통 종잡을 수 없는 표정으로 웃었다.